
기로에선 ‘혈맹관계’... 중국에게 북한은 무엇인가?
[아시아투데이=추정남 중국전문기자] 천안함 사건을 두고 중국이 북한을 보편성에 기초한 ‘국가대 국가’관계로 설정할 것인지 아니면 특수성에 기초한 ‘혈맹’으로 대우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탈 냉전이후 ‘국가 대 국가’관계로 북-중관계를 인식해 오던 중국이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다시 혈맹관계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다 2006년들어 북한의 잇단 미사일발사와 핵 실험으로 중국이 곤경에 처하면서 다시 ‘국가 대 국가’관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었다.
2009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2010년 2월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으로 북한과 중국은 다시 혈맹관계를 재확인했지만 ‘천안함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압력에 부딪힌 중국은 또다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갈등하고 있다.
피보다 진한 것이 무엇이냐그러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변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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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 사건을 한국의 조작이라고 발표하는 북한군부 사진= 東方衛視 캡쳐 |
지난 28일 폐막한 캐다다 G20정상회담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공조’요청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의 안정’만을 강조하며 입장차만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뉴욕타임스 등 서방언론은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유독 중국만이 중립을 지키는 것은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은 북한에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미국과 일본, 한국이 북한에 가하는 제재에도 간여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설사 개입한다 하더라도 중국이 늘 말해오던 것처럼 ‘한반도의 긴장과 갈등’보다는 ‘평화유지’를 중시하는 이른바 남·북간의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한없는 사랑을 베푸는 아버지 중국, 말썽쟁이 아들 북한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보살핌(?)에도 북한은 자국의 실리만을 찾고 있어 중국이 과연 이를 계속 묵과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6년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덩사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 경로를 따라 방중일정을 짜면서 중국 측이 북한에 요구한 개혁개방을 받아 들이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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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주석을 만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 = CCTV 캡쳐 |
중국은 북한의 경제가 발전한다면 핵 실험과 같은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해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의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이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스스로 만들어낸 개방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며 300억 위안에 달하는 지원품만 가져갔다.
그것도 모자라 2006년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다시 미사일과 핵 실험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했다.
김 위원장은 천안함 사태이후 이뤄진 방중에서도 난처해진 중국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나진 선봉 특구 개발에 대한 지원 등 경제적 원조만을 요구하고 돌아갔다고 외국 언론들은 전했다.
버릴 수 없는 북한 카드- 동북 3성 개발과 대만 독립
그럼에도 중국이 북한을 버릴 수 없는 하나의 이유는 동북 3성 개발 사업이 북한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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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지투((長吉圖/ 장춘- 지린- 투먼)개방 선도구 사진 = 中國網 캡쳐 |
이 지역이 개발될 경우 북한의 나진항은 밖으로 나갈길 없는 동북 지역의 외항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외국으로 나가는 수출품을 만드는데 북한의 값싼 노동력이 이용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때 원자바오 총리가 직접 북-중 경협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방중 때 중국과 북한은 나진-선봉항, 청진항 개발사업과 장지투((長吉圖/ 장춘- 지린- 투먼)개방 등 동북3성 개발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아울러 접경지역인 훈춘(琿春) 산업단지 건설과 신 압록강 대교 건설 및 이를 통한 중국의 다렌(大連), 단둥(丹東) 지역을 묶는 경제권 형성 사업에 대해서도 깊숙한 논의가 있었다.
중국이 북한을 감쌀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북한이 대만 독립을 억제하는 유효한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2006년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왕광야(王光亞)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은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할 것이다. 대만 독립방지에 유리한 카드인 북한의 전략적 위치를 재고해야 한다” 면서 북한이 대만의 독립을 막는데 유효한 카드임을 직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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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정상회담에서 만난 후진타오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 사진 =CCTV 캡쳐 |
특히, 지난 1월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64억 달러 상당의 첨단 무기를 구입한데다 중국과 대만의 자유무역협정격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체결을 앞두고 대만내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북한이라는 협상카드가 더욱더 중요해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후진타오 주석에게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북한의 행동에 대해 ‘본체만체 하지 말라’는 강도 높은 경고를 함으로써 중국은 북한에 대한 처분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제 중국이 새로운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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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남 기자 qtingnan@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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